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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우, 환상의 점프 캐치 “98년이 생각났죠”



[JES 김식]


"형, 왜 그러셨어요?" (KIA 김상현)

"뭘 왜 그래? 난 정상적으로 플레이 했어." (한화 강동우)

한화 강동우(35)와 KIA 김상현(29)은 2일 군산경기 시작 전 만나 이런 얘기를 나눴다. 전날 강동우의 수비에 김상현의 속이 이만저만 상한 게 아니었던 모양이다.강동우는 "상현이가 어제 얘기를 하길래 '넌 왜 그리 오버했냐'고 되물었다. 난 그냥 내 플레이를 했을 뿐"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전날 강동우는 묘기를 연출했다. 중견수 강동우는 3-2이던 6회 1사에서 가운데 펜스 뒤로 넘어갈 듯한 김상현의 타구를 향해 점프했다.

김상현은 팔을 번쩍 드는 홈런 세리머리를 하며 2루까지 돌았다. 타구가 워낙 잘 맞았던 데다 강동우가 특별한 동작 없이 제 자리로 걸어나오자 홈런임을 확신한 것이다. 개장 20년 만에 만원관중(1만 1000명)을 기록한 군산구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런데 이때 강동우가 글러브 안에서 공을 꺼내 아무렇지 않게 내야수에 송구했다. 공을 잡아냈던 것이다. 이순철 MBC-ESPN 해설위원은 "나도 순간적으로 넘어간 줄 알았다. 강동우의 수비가 양 팀 선수단, 관중, 시청자 등 몇 명을 속였는지 모른다"며 혀를 내둘렀다.

슬로비디오로 보면, 강동우는 펜스를 등지고 높게 점프해 펜스를 넘어간 타구를 걷어냈다. 오른 팔이 펜스 뒤로 상당히 젖혀져 있는, 상당히 어려운 캐치였다. 강동우는 "요즘 김상현의 타격감이 워낙 좋아 펜스 가깝게 바짝 다가서 있었다. 타구가 뜨자 미리 펜스에 기대고 있었기 때문에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동우는 삼성 신인이었던 1998년 대구 LG전에서 이병규의 타구를 잡고 펜스에 부딪혀 발목 복합 골절 부상을 입었다. 아직까지 규정타석을 채운 마지막 신인타자로 남아 있는 강동우가 99년과 2000년을 허송할 수밖에 없었던 사건이었다.

강동우는 "어제 타구를 잡았을 때 TV 중계에 98년 부상 장면이 다시 나오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했다. '다행히' 중계에는 당시 화면이 나오지는 않았다.

여러가지 의미로 강동우의 점프 캐치는 많은 화제를 낳았다. KIA가 트레이드 해와 재미를 보고 있는 김상현의 타구를 KIA가 한화로 내준 강동우가 잡아내서 더욱 그랬다.

군산=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사진=한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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