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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조성환 ‘부상’ 화난 부산 갈매기…SK 박재홍 ‘집중포화’


 

[쿠키 스포츠] 부산 갈매기들이 화가 단단히 났다. 주장 조성환의 부상도 부상이지만, 근성 없는 플레이에 실망한 빛이 역력하다.

23일 인천 문학구장서 열린 2009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8회초 롯데 조성환이 SK 채병용의 공에 안면을 맞고 쓰러졌다. 조성환은 출혈은 없었지만 붓기로 인해 압박붕대로 얼굴을 동여매고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됐다. 다행히 의식은 잃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진 8회말, 롯데 김일엽이 던진 공이 SK 박재홍의 무릎 부근으로 날아왔다. 박재홍은 공에 맞지 않았지만, 그대로 마운드로 뛰쳐나가 김일엽의 얼굴에 주먹을 치켜들었다. 양측 선수단이 모두 마운드로 몰려나와 몸싸움을 벌였다.

8-2로 경기가 종료된 후에도 경기장은 시끄러웠다. 공 코치는 분을 삭이지 못해 박재홍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고, 상황은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과 SK 김성근 감독이 공 코치를 말리고서야 끝났다. 경기장에 물병이 날아들었고, 양 팀 선수단의 표정은 붉게 상기됐다.

△화난 부산 갈매기=프로야구 중계권 협상 결렬로 인해 TV 생중계는 없었지만, 이날 경기는 인터넷 개인방송 사이트인 아프리카의 중계를 통해 그대로 야구 팬들에게 전달됐다. 이닝 종료시 나오는 광고도 없어 오히려 경기장의 과열된 분위기가 더욱 생생히 전해졌다.

롯데 팬들은 잔뜩 화가 났다. 인터넷 야구 커뮤니티 사이트에선 ‘몸에 공이 맞지도 않았는데 주먹을 치켜드냐’, ‘코치와 언쟁을 벌이는 후배가 어디 있나’라며 박재홍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조성환이 공에 맞았는데도 채병용은 태연하게 연습투구를 했다’, ‘박재홍은 사과도 하지 않았다’며 확인되지 않은 소문도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부산 갈매기들이 정작 화가 난 이유는 따로 있다. 이날 경기로 SK전 13연패를 당한 것은 물론, 양 팀 선수단이 모두 몰려나와 벤치 클리어링을 벌이는 순간에도 롯데 선수들이 너무 근성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공 코치가 나설 때까지 롯데 선수들은 항의도 못했나’, ‘기 싸움에서 매번 지니 경기를 이길 수가 없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논란 커지나=경기 하이라이트 장면과 팬들이 직접 찍은 사진으로 인해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팬들은 채병용과 김일엽이 던진 공의 빈볼 여부를 놓고 설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김일엽의 공에 그대로 마운드로 돌진한 박재홍은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박재홍의 250(홈런)-250(도루) 대기록은 이미 빛이 바랬다.

파문의 주인이 SK인 것도 야구 팬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한 팬이 직접 촬영한 벤치 클리어링 사진 속엔 SK 일부 선수들이 웃고 있고, 박재홍이 공 코치에게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SK는 지난해 윤길현의 욕설 파문으로 인해 구단주가 공식 사과하고, 김성근 감독이 한 경기를 자진 결장할 정도로 홍역을 치렀다.

한편, 조성환은 병원 검사 결과 왼쪽 광대 안면부 함몰 골절로 수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붓기가 빠진 뒤 수술할 예정이며 완치까지 6주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야구 팬들은 일제히 조성환의 쾌유를 빌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