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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르트 수호신’ 임창용 8세이브, ‘방어율 제로’의 비밀(동영상 포함)

야쿠르트 수호신 임창용(33)의 기세가 무섭다. 지난해 33세이브를 가뿐히 넘어 설 전망이다. 산술적으로는 45세이브까지 가능하다.

임창용은 4일 마쓰다스타디움에서 열린 히로시마와의 원정경기에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5-3 승리를 지켜냈다. 올 시즌 8세이브로 센트럴리그 구원 공동 1위에 올랐다. 나가카와 가쓰히로(히로시마)도 세이브 8개를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 4.66으로 12경기 연속 무실점 중인 임창용과 비교할 수 없다.

▶강하고 정확해지다

일본 2년째를 맞은 임창용은 확실히 업그레이드 됐다. 지난해 얻은 자신감과 경험을 바탕으로 더 빠르고 강한 공을 더 정확하게 뿌리고 있다.

임창용은 올해 12차례 등판하는 동안 매번 최고 구속 152㎞ 이상을 기록했다. 기복 없는 구위를 유지하며 상대에게 틈을 주지 않는다는 얘기다. 지난해 4월에는 경기 최고 구속이 148~149㎞로 떨어졌다. 직구 스피드가 떨어지면 애를 먹는 경우가 많았다.

임창용의 에이전트 박유현 씨는 "옆에서 지켜보면 지난해보다 훨씬 편안하게 던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일본 타자들을 충분히 상대해 봤기 때문에 자신있게 승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레퍼토리의 다양화

모든 공을 시속 150㎞ 이상으로 뿌릴 수는 없다. 임창용은 4일 첫 타자 히가시데를 직구 2개로 땅볼 처리했지만 구속은 140㎞에 그쳤다. 다음 타자 아카마쓰를 상대할 때는 패턴이 확 변했다. 높이가 다른 슬라이더 3개만으로 삼진을 잡아냈다. 이후 임창용은 직구·슬라이더 외에 포크볼까지 가미했다. 이 과정에서 직구 스피드가 152㎞까지 올라갔다.

임창용은 올해 야쿠르트가 FA(프리에이전트)로 영입한 포수 아이카와 료지와 배터리를 이룬 뒤 피칭 레퍼토리가 다양해졌다. 일본에서 A급 포수로 평가받는 아이카와는 허를 찌르는 볼배합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느새 고액 연봉자

준비과정도 충실했다. 지난해 일본에서 풀시즌을 뛴 임창용은 올해 침착하게 큰 그림을 그렸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하체 단련 위주의 체력 훈련을 많이 하면서 기초를 다졌다. 시범경기부터 성과를 보여줘야 했던 지난해와는 팀 내 입지가 전혀 다른 덕분이다.

지난해 최저 수준의 연봉(30만 달러)부터 출발했던 임창용은 각종 보너스로 1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올해는 100만 달러에서 시작해 각종 옵션이 붙는다. 어느새 일본에서도 고액 연봉자 반열에 올랐다. 동기부여가 충분히 된 점도 임창용을 더욱 강하게 만든 요인이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